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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15회 청소년만화그리기 공모전 심사평 및 수상자명단 등록일 2022-12-10
작성자 중원청소년센터 조회수 547
후기   만화가 황중선 만화를 본다는 것은 매우 즐겁습니다. 하지만 그 만화를 심사해야 한다는 것은 부담스럽습니다. 누군가 정성껏 그린 만화에 순위를 정한다는 것은 일종의 신성모독 아닐까 하는 염려스러운 생각마저, 그러나 다시 생각하면 순위가 그렇게 의미가 있을까. 순위를 떠나 내가 만화를 그린 시간, 그리고 완성된 내 만화를 보는 즐거움이 가장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사는 냉정하게 했습니다. 올해는 특히 아쉬움이 많은 대회였습니다. 일정이 바뀌면서 많은 혼선이 있었고, 그 혼란이 출품작에도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특히 품의 완성도에 더 많은 비중을 두었습니다. 보는 내내 즐거움을 주는 작품도 많이 있었고 아쉬움이 느껴지는 작품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시간 속에서도 참가를 해준 친구들에게 너무도 고마움을 느낍니다. 모든 참가작에서 친구들의 고민스런 그림 선들, 고민속에서 선택된 색들의, 그런 느낌이 전해져 너무 좋았습니다. 같은 만화인끼리 통하는 느낌이 만화에서도 느껴져 정말 즐거웠습니다. 내년에는 함께 만나 얼굴도 보고, 같은 공간에서 같이 만화를 그리는 즐거운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수고하셨어요~   어제 성남 청소년센터에서 주관하는 만화그리기 대회 심사를 끝낸 뒤 쓴 심사평. 올해도 길어졌다. 심사평 작년에 이어 심사평을 씁니다. 누구는 작년에 쓴 심사평을 그대로 올리라 하지만 양심상 그럴 수는 없지요. 여러분의 하루 일상은 어떤가요? 모르긴해도 누군가 만들어낸 제품들을 소비하며 살아갈 겁니다. 음식, 가전제품, 생활용품, 학용품 등등 직접 만들어 쓰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시간을 남이 쓴 소설, 남이 그린 만화, 남이 만든 영화와 드라마, 남이 연출한 예능을 보며 살아가지요. 일찍이 김구 선생은 말하였습니다. 우리나라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가 되길 소원한다고. 경제력과 군사력이 강한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문화강국이 되길 바라셨습니다. 왜냐면 문화는 사람을 사람답게 해주니까요. 세상에 행복한 삶을 살고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누구든 행복한 삶을 살고싶어하지요. 배불리 먹고 마시는 일은 사람을 행복하게 합니다. 멋진 집에서 좋은 옷을 입고 지내는 일 또한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것만으론 부족합니다. 차원이 높은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그 것이 바로 문화입니다. 좋은 책을 읽거나 좋은 영화를 보고 좋은 음악을 듣고 좋은 공연을 보고나면 행복한 감정이 듭니다. 영혼이 고양되지요. 그럼에도 중요한 뭔가가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감상자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인간은 창조적 동물입니다. 그러하기에 지금과 같은 문명을 이루었습니다. 한 번 생각 해보십시오. 지금과 같은 문명을 누리고 사는데 있어 여러분이 만들어낸 기술이 있나요?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누군가 만들어낸 기술에 의지하며 살아갑니다. 문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 쓴 책을 읽고 누군간 만든 영화를 보고 누군가 작곡한 음악을 듣습니다. 여러분 뿐만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습니다. 문화의 소비자로 살다 가는 것입니다. 물론 소비자로 만족하며 살아도 누가 뭐라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앞서 말한 것처럼 창조적 동물입니다. 창조적 동물인데 창조적 행위없이 한 세상 살다간다면 덧없지 않을까요? 여러분 생각은 어떻습니까? 저는 덧없을 듯 합니다. 자기가 애써 만든 작품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거나 들려준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소설로 만화로 혹은 영화로 말입니다. 누군가 내 작품을 보며 웃고 웃을 일을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집니다. 절망에 빠져있던 어떤 이가 내 작품을 본뒤 희망의 끈을 부여잡을 수도 있습니다. 잘못된 세상에 분노하며 싸울 수도 있습니다. 무료하기 짝이 없는 시간을 달랠 수도 있습니다. 삶이 덧없지 않기 위해선 의미있는 일들을 찾아야합니다. 나는 그 가운데 하나를 찾았습니다. 바로 창작입니다. 무언가를 창조하는 일 말입니다. 세상은 이런 이들을 가리켜 작가라 부릅니다. 글로 이야기하면 소설가, 필름으로 이야기하면 영화 감독, 글과 그림으로 이야기하면 만화가인 거죠. 나는 이런 이들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세상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감동을 받은만큼 세상은 살만해질테지요. 바로 김구 선생이 말한 문화강국입니다. 여기 성남청소년 센터 만화 공모전에 작품을 낸 여러분들 역시 작가입니다. 여러분들은 일찍이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세상에 여러분이 그린 만화와 똑같은 만화가 있던가요? 당연히 없습니다. 유일무이한 작품입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들 합니다. 왜냐면 사람이 죽은 뒤에도 작품은 남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몇백년 뒤 여러분이 공모전에 낸 작품을 누군가 볼 수도 있습니다. 작가란 그런 존재입니다. 작품으로 자신의 삶을 무한히 연장시키는. 이제 심사평을 끝내야 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전자파로 가득한 스마트폰 액정화면에 타이핑을 하다보니 손가락이 저릿합니다. 눈도 침침하고요. 그럼 결론을 말하겠습니다. 여러분 수고 많았어요. 여러분의 재능과 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여러분보다 세상을 좀 더 살아온 사람으로서 대견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약 제가 여러분 나이였을 때 여러분들의 작품을 보았더라면 감히 만화가가 되겠단 생각은 못했을 겁니다. 혹 수상결과에 실망할 이도 있을 것입니다. 기대했던 것만큼의 성과가 나지 않아 어깨가 쳐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장기 레이스입니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진 지금은 더욱 그렇지요.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주머니에 있는 송곳처럼 열정만 있으면 언젠가 눈밝은 이가 찾아올 것입니다. 저 역시 그런 믿음으로 지금까지 작품생활을 해왔습니다. 직업적인 작가도 좋지만 아마추어 작가로 남아 활동해도 좋습니다. 모두 인류문명에 등불을 비추는 아주 귀한 일입니다. 수상자에겐 축하를 수상하지 못한 이에겐 위로를 전하며 장황한 심사평을 마칩니다. 2022년 12월 9일 만화가 정용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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